좋은글..

겨울비 - 이외수

유서니 2012. 1. 19. 14:54

 


모르겠어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이 어디 있는지

흐린 기억의 벌판 어디쯤
아직도 매장되지 않은 추억의 살점
한 조각 유기되어 있는지

저물녘 행선지도 없이 떠도는 거리
늑골을 적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모르겠어

돌아보면 폐쇄된 시간의 건널목

왜 그대 이름

아직도
날카로운 비수로 박히는지

 

흐린 기억과 벌판 어디쯤엔가

넌 서있는 것 같아

아니

아주 명확한 기억의 저편에 서있는지도 모르지

 

뼛속 깊이 각인되어서

죽는 그날까지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존재...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아니던가.

기억의 저편에 살아서

결코 매장되어지지 않는

기억의 흔적들을 안고 사는 일마저

아마도

행복인지도 모른다.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분명 행복한 사람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