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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또 다른 나에게 - 김도환

유서니 2011. 7. 15. 14:57

거울 속의 또 다른 나에게 / 김도환

거울을 본다.

거울 속에 같으면서 다른 내가 있어 쳐다본다. 
그 속에 있는 또 다른 내가 나를 쳐다보고...

내가 웃으면 웃는다.
내가 찡그리면 같이 찡그린다.

내가 삿대질을 하면
거울 속의 내가 나에게로 삿대질을 한다.

그러다가 꼼꼼히 챙겨본다.
별로 잘 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얼굴...
아니 언제 이렇게 된 거야? 하는 또 다른 진실...
약간은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 속에 있는 또 다른 나는 그렇게 퉁명스럽게도 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모든 것이 똑같이만 보이는...
그런데 다른 것도 있다.
분명히 나는 오른손을 들었건만 거울은 왼손을 든다.  왼손을 들면, 오른손을 들고...
이것이 반사작용에 의한 눈의 착시현상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착시라 해도 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또 다른 내 모습이다.

인간의 양면성처럼...
세상을 살면서 늘 바르게 살아왔다고 여기지만
거울 속의 또 다른 내가 나를 바라본다면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도 든다.

생이란 긴 길을 걸어오며 
나 자신 합리화 시키고 기본적인 도덕적 규칙에 얽매여
정작 바라보고 지향해야 했을 삶은 저버리지는 않았나 하고...

살아옴에서  정말 열정적으로는 살았을까?...
뒤 돌아본 나 자신의 삶에 부실함은 없었는지...
나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는 좀 더 했었는가?...
내가 원하고 사랑했던 것에 정말 지고지순으로 일관했는지도...
이렇게 거울 속의 또 다른 나에게 물어보면, 거울 바깥의 나는 대답을 머뭇거린다.

시간 쪼개어 장애우를 위한 약간의 봉사조차도
기실 내 마음의 평화와 만족을 위해서인지는 아니었을까?...
좋은 자식으로, 좋은 부모로, 좋은 친구로, 좋은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도
어쩌면 나 자신을 위한 방패막이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정말 존경했던 분의 흔적처럼
행동하는 양심으로...
실천하는 지성으로...
살았을까 하는 자괴감이 몰려온다.

여느 적에는 울화가 치미는 세상에서 살며...
여느 적에는 살아있음으로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 모순된 자아의 덩어리에서 거울 속의 나 자신은 
거울 밖의 또 다른 나를 무덤덤히 바라볼 뿐...

그리고 물어 본다.
" 넌 정말 올 바른 삶을 살고 있다고 여기는거야!" 라고...
그렇게 거울속의 또 다른 내가 물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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