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living,Well-loving Well-dying - 김정한
잘 사는 것은 무엇이고 잘 죽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만나고 헤어지고 울고 웃고 때 되면 좋은 선물 주고받는 것, 수시로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는 것, 과연 그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고 사랑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위험한 생각이다. 적어도 사람은 함께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내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 갇힌 물은 썩기 쉬운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내 안에 가두는 것은 위험한 사랑이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고 욕망이다. 갇힌 사랑은 반드시 썩는다. 진정한 사랑은 자유 속에서 믿음과 존경을 나누는 관계이다. 다시 말해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총체적인 이끌림. 그 사람의 육체 뿐 아니라 영혼 그리고 그의 생각까지 사랑하고 존경할 때 그 사랑은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편안하다. 진정한 사랑은 자유 속에서 사랑의 참과 거짓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책을 정리하다가 오래전에 읽다가 만 헬 렌과 니어링에 관한 책을 다시 보았다.
속독이 아니라 탐독이라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란 제목의 책인데 이 책의 저자 헬렌 니어링과 그녀의 남편이자 삶의 스승이었던 스코트 니어링에 대한 이야기다. 헬 렌은 한때 크리슈나무르티의 연인이기도 했는데 스코트 니어링을 만나면서 자연과 함께 땅위에서만 53년을 살았다. 그녀가 사랑한 스코트 니어링은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버몬트란느 숲에서 농장생활을 하며 생을 마감했다. 헬 렌과 함께 서로의 빈 곳을 채워가며 반세기를 사랑으로 믿음으로 함께 했다.
반세기 동안을 함께 하면서 조화로운 삶을 살았으며 서로를 억압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주며 서로를 성장하게 한 사랑의 실천가들이다. 두 사람이 평생에 걸쳐 실천한 삶의 방식은 적게 갖되 충만하게 살고 욕구를 최대한 줄이는데서 진정한 삶과 자유를 찾았다. 스코트 니어링은 모든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인이 되어 살다가 준비해온 삶의 마지막을 먹는 것을 끊으면서 죽음을 실천했다. 준비된 삶처럼 그는 어쩌면 죽음도 철저하게 준비를 했는지도 모른다. 두려움 속에서 갑자기 맞는 죽음보다는 내가 준비하면서 편안하게 죽을 날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이고 잘 죽는 것은 또 어떤 것일까?
아침이면 갑옷을 입고 전쟁터로 향하는 무사가 되어 치열한 전투를 하여
돈 많이 벌고 줄도 잘 서서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를 높이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그에 대한 정답은 내가 삶의 끝자락을 잡았을 때 알게 될 것이다. 잘 살았다는 의미에도 따지고 보면 정답은 없다. 행복 또한 최종 목적지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좇는 과정에서 순간순간 만난다.
영국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도 그의 시에 이런 표현을 했다.
So the chase takes up one's life, that's all…….
그 무엇을 쫓다가 인생을 마치는 것이 삶이라고…….
돈을 좇다가 명예를 쫓다가 행복을 쫓다가 사랑을 찾으며 살아가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것이 기쁨이고 슬픔이고 만남이고 이별이고 행복이고 불행이다. 잘 살았다는 것 그것 역시 스스로의 만족일 뿐이다. 스스로의 만족 또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남들이 잘 산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스스로도 삶의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성공한 삶, 잘 살았다는 결과가 된다. 삶의 시작도 두려움이듯이 삶의 마지막 죽음도 두려움이다.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일수록 죽음은 더 두렵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죽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면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삶의 준비를 하는 것처럼 죽는 것에도 철저한 준비를 할 것이다.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늘 불안하다. 마지막이 주는 서글픔. 이별이 두렵기 때문이다.
요즈음 웰리빙(Well-living), 웰러빙(Well-loving) 웰다잉(Well-dying) 이란 말을 많이 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잘 살고 잘 사랑하고 잘 죽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어쩌면 삶의 첫 출발은 아마도 집을 짓는 마음일 것이고 삶의 마지막 즉 죽음은 내가 지은 집을 내 손으로 부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을 지을 때 철저한 준비와 정확한 설계도가 필요한 것처럼 집을 부술 때에도 비움과 반듯한 파괴도에 의해 나의 죽음을 정리해야 한다. 삶의 시작은 준비를 잘하면 더 좋은 결과를 안겨주듯이 삶의 마지막도 철저한 준비와 계획아래 이루어진다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에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잘 살다가 잘 죽을 수 있는 법, 죽음을 두려움에 의해 맞는 것이 아니라 마치 깊은 잠을 자듯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잘 살았다는 말을 들을 것이며 비록 미완의 인생이지만 그래도 가장 행복한 삶을 완성한 사람일 것이다.
,김정한신간에세이- 토닥토닥 힘내세요,! 당신-中에서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한다는 말과 이해한다는 말.. (0) | 2011.07.13 |
---|---|
바다 같은 사랑.. (0) | 2011.07.13 |
토닥토닥 힘내세요! 당신 - 김정한 (0) | 2011.07.08 |
행복한 인연.. (0) | 2011.07.08 |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0) | 2011.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