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고깃배 한 척이 돛을 활짝 펴고 드넓은 강의 수면을 미끄러지듯 나아가고 있었다.
솔솔 부는 강바람에 팽팽해진 흰 돛이 배를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했다.
'마치 흰 나비의 날개와 같군, 얼마나 위풍당당하고 멋진가!'
흰 돛은 자기도취에 빠져있는데 그때 아무 말도 없이 뱃전에 기대어 있는 삿대가 눈에 들어왔다.
"이봐, 삿대야! 넌 왜 그렇게 게으르고 무능하니. 지금 이 배가 파도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오로지 내 덕이란다.
그런데 넌 게으르게 잠만 자는 거 말고 하는 게 뭐가 있니?"
삿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물론 자신을 위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잠을 자는 듯 했다.
그때, 지금까지 불던 바람이 갑자기 멈추었다. 그러자 어부가 밧줄을 풀러 흰 돛을 돛대 위에서 내려버리고
곧이어 어부는 삿대를 힘껏 저어갔다.
"왜 절 이렇게 팽개치고, 왜 쓸모없는 삿대를 사용하나요?"
다급해진 흰 돛이 소리를 외쳤지만 어부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대신 삿대가 이렇게 대답했다.
"하하하. 이제야 알겠지? 넌 순풍이 불어야 비로소 바람의 힘을 빌려 거저 배를 움직이게 할 수 있지.
그런데 나는 재주는 없지만 역풍을 맞으면서도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단다."
사람은 저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실력이 없고 쓸모없게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분명히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흰 돛은 바람의 힘을 빌려 배를 움직이게 하는 반면, 삿대는 맞바람을 맞으면서도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둘 다 배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배가 순조롭게 계속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질을 갖춘 사람들이 한데 모여 더불어 삶으로써
각자 자신의 맡은 일에 충실할 때 비로소 계획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ㅡ '우화로 읽는 인간경영학 / 쑤레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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