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들..

Goodbye Moscow - Francis Goya

유서니 2011. 5. 11. 09:50

 




나는 가끔 - 박복화


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
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 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같은 욕심을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골목을 빠져 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가끔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다 / 이정하


하루종일 가슴 설레였던 오늘
내 슬픈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우리들 슬픈 사랑의 종착역은 어디있는 것인지
나는 역 대합실 출구 앞에서 소리질러 그대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그러면 그대도 덩달아 나의 이름을 부르며 나타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던 그대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고의 간직되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겐 약속이 없었습니다
서로의 눈빛만 응시하다 돌아서고 나면 잊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만 지나도 어김없이 기다려지는 그대와의 해후
어서 오세요,  그대
비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 주는 은사시나무
내 사랑은 소나기였으나
당신의 사랑은 가랑비였습니다
그땐 몰랐었죠
한때 소나긴 피하면 되나 가랑비는 결코 피해갈 수 없음을
비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 소리
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려
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
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Francis Goya

1946년 벨기에의 Liege에서 출생한 Francis Goya의 첫 싱글인 "Nostalgia"는 부친의 자작곡으로
프란시스가 재편곡을하여 발매,챠트의 정상을 차지하였으며,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노르웨이 그리고 브라질에서 넘버원이 되었다.
핀란드에서는 60만장이 넘게 팔렸으며, 이는 겨우 4백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국가에서는 전례 없는

기록이 되었다.
유럽, 아시아 그리고 남미 등지에서도 골드와 플레터넘 음반으로 기록된 "노스탤지어"는
언어적인 모든 경계를 극복하고, 세계의 대륙으로 박차를 가하며, 그의 연주 경력의 길잡이가 된다.
그의 음악은 동양풍, 낭만주의, 블루스, 클래식, 뉴에이지,팝, 보사노바 그리고 재즈적이기까지 한 다양한 스타일을 접목시킨 놀랄만한 느낌으로 대륙의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프란시스 고야의 기타는 때로는 하얀 눈발처럼 사뿐 사뿐 대지에 내려앉듯 부드럽게 듣는 이를 어루만지며, 또 때로는 끝없이 펼쳐진 눈밭 위에 반사되는 햇살과도 같이 빛을 발하고 있다.